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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gio scritto alla fine della sua autobiografia

“산 마리냐노의 여러분께”

저의 일에 대하여 여러분들로부터 언제나 변함없는 격려의 말씀을 받았고 또 기도와 헌금으로 도와 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 ‘미망인들의 헌금’ 및 여러분들 중 대부분이 이미 선종하신 분도 계시고 아직 건재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보내 주셨던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여러분들의 지원을 받게 되어 저는 그 덕택으로 여러 번 곤경에서 헤어날 수 있었고 굳건히 인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들께 하느님의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제가 갖고 있는 여러분들에 대한 감사의 정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 건설을 위하여 일생을 사랑의 사도직에 바치고자 하는 열망이 우러나온 젊은이가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습니까? 제가 설립한 수도회에는 180명의 수녀와 수련자, 197명의 지원자가 각 시설에서 그리고 17개 수도원(그 중 두 곳은 개설 예정)에서 일하고 있으나 작년 1958년 4월 4일 큐슈에서 300킬로 떨어진 ‘아마미오시마’에서도 활동을 시작하였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려 드립니다. 우리 수녀들은 그곳에서 3,000명 정도의 빈곤자에게 식량과 의류를 나누어 주고 다수의 미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등 극빈자들 가운데서 용감한 포교를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섬은 매년 태풍이 지나가서 큰 피해를 입으며, 독사가 많습니다. 이 섬에 간 수녀들의 정신을 알고 싶으십니까? 그럼 보여드리지요. 그곳의 원장은 어느 날 총장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주님이 내게 주신 이 일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가를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까리따스회’의 수녀들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봉사와 교리지도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헨리 주교님이 한국인 첫 번째 지원자 8명에게 청원 착복식을 집전하셨답니다. 3년 이내에 우리 수녀들은 ‘브라질’에 이주하여 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는 기쁜 소식도 받았습니다. 그들은 벌써 포르투갈어와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많은 일들을 열거하자면 놀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고 저 자신도 당황하게 될 때도 있으나 성모님께서 이 수녀회를 지금까지 크게 발전시켰듯이 이후에도 발전시켜 주실 것을 믿고, 저는 그저 그 발전을 제 눈으로 확인해 나가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일본에서의 저의 선교 사업의 발단, 발전 과정, 변천 등을 이와 같이 회고해 보면서 예수님께서 해변에 서서 당신 곁에 모여 온 군중을 향하여 말씀하시던 겨자씨의 비유를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 31-32) 한 알의 겨자씨는 먼 옛날 1929년 9월에 제가 손에 쥐고 섭리를 믿으면서 높이 치켜 올렸던 스물 두 개의 동전입니다. 그것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되었다는 것은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확실한 사실이며 그리고 앞으로 더욱 더 힘차게 자라 좋은 잎사귀가 무성하리라 믿습니다. 불행하게 잘못 살았던 많은 이들이 그 무성한 숲에서 안식처를 발견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흐뭇한 일이겠습니까? 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을 발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한 일을 가지고 자신의 영광으로 돌리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어리석은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 바오로 사도도 자신의 선교사업의 성공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1코린 3,6) 예수님께서도 친히 당신의 열두 제자에게 하셨던 말씀을 가지고 저에게 경고하십니다. 사실 제가 주님께 드릴 말씀은 다음의 성경 말씀 뿐입니다.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1959년 1월 도쿄에서 살레시오회원 재일 선교사 안토니오 가볼리 신부)